페블 (Pebble) 이 -완전히-부활했다

페블 (Pebble) 이 -완전히-부활했다

검색자를 위한 한줄요약

페블 스마트워치가 부활하였으니 구형 제품 갖고계신 사람들은 "https://repebble.com/app" 사이트에 가서 새 앱을 다운받고 펌웨어를 업하십시오!!

애증의 페블, 애정의 페블

페블은 2012년에 출시되어 2016년까지 판매되었던 스마트워치의 시조격인 아이템이다. 물론 그전부터 “손목에 두르는 디스플레이”라는 개념으로는 다양한 장치들이 있었지만, 2025년이 된 오늘 기준으로 볼 때 “스마트워치”라는 개념을 정립한 것은 페블이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다른 무엇보다 eInk 디스플레이를 활용해서 몇 주 혹은 한 달까지도 유지되는 전원은 어떤 면에서는 지금봐도 애플워치보다 사랑스러운 부분이었다.
특히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이 페블이 일종의 “geeks meme” 느낌으로 애플이나 구글의 독점에 반하는 인디펜던트 개발자의 표상처럼 나타난 것도 있는 것 같다.

넷플릭스 오덕 드라마 “인터넷으로 마약을 파는 방법” 중 주인공 레니 샌더가 페블을 사용하는 장면. 모델은 pebble steel
넷플릭스 오덕 드라마 “인터넷으로 마약을 파는 방법” 중 주인공 레니 샌더가 페블을 사용하는 장면. 모델은 pebble steel

2023년 즈음 뒤늦게 본 넷플릭스 드라마 인터넷으로 마약을 파는 방법을 보다 시즌 1에서 반가운 얼굴의 페블 스틸을 만났는데, 해당 회차가 2019년에 방영된 걸 생각하면 단종된 지 3년 뒤까지도 어떤 너드의 상징 같은 아이템이 아니었나 싶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지만, 드라마 상 무척 중요한 복선으로 활용된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지만, 드라마 상 무척 중요한 복선이라 생각된다.

단종과 갈등, 부활

페블이 2016년 단종될 때 말이 좀 많았다. 대부분의 제품이 Kickstarter를 통해 판매되었기 때문에 팬덤을 등에 업고 목표하는 수량을 예약받아 출시하는 형태를 띠고 있었는데, 당시 신제품 출시를 약속하고 펀딩을 받은 뒤 펀딩 도중 일부 수량만 제작, 나머지는 불가하다는 안내와 함께 2016년 12월 경쟁업체였던 Fitbit에 사업을 양도하며 사업을 종료시켰다.

이후에는 개발자들이 많던 페블 커뮤니티의 특성상, 유저들이 모여 기존 페블을 까대기하고 스토어를 백업해서 REBBLE이란 프로젝트를 열었고 2020년 즈음까지도 구매한 페블을 어떻게든 쓸 수 있었다.
(이때 느낀 게 스마트워치란 것이 결국 특정 환경이 아니면 그냥 알림과 기본 기능만 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날씨, 건강 같은 몇몇 특수 기능들은 사용 불가능했지만….

하지만 그마저도 2020년부터는 슬슬 Apple, Google 스토어에서 앱 업데이트가 안 되어 실사용이 어려운 수준이 되었고, 사용자들도 최신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추세라 추억의 아이템으로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2025년, 갑자기 구글이 (구글은 Fitbit을 인수한 상태였다) Pebble 팬덤을 위하여 이 Pebble OS를 온라인상에 오픈소스로 풀어버리면서 REBBLE 프로젝트가 급활기를 띠었는데, 마치 곧 부활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 와중에 최초 페블을 창립했던 창립자가 새로운 회사를 세우면서
“님들 우리 페블 다시 만들 거임 ^ㅅ^”
이라는 태도를 취해, 오픈소스 진영에서는 도둑놈이라며 난리가 났었고…..

부활하는 거 맞아?

2022년인가… 망했지만 개발자 커뮤니티가 단결하는 것을 보고 나는
“그래 이미 똥값 된 내 페블은 뭐… 팔기보다는 혹시 모르니 갖고 있어 보자”
라는 다소 낭만 있는 (어리석은) 판단을 했고, 심지어 헐값에 나온 페블 스틸을 한 대 더 사기도 (!!!) 했다.

그리고 마치 과거 태평양 그룹 주식 사서 아모레퍼시픽 주식으로 바꾸던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 페블 시계들을 잘 밀봉하여 창고에 처박고 잊고 살았다.

2025년 초 구글이 갑작스래 오픈소스 진영에 페블 OS 전격 공개하는 소식을 보고 인생역전 자산증식이란 무엇인지 0.5초 정도 생각하였다 (이게 비트코인이었다면…..)

물론 그런 소식에도 새로운 앱이나 커뮤니티 새소식은 별로 없었고, 사용이 불가했던 건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 스마트워치의 실사용이 불가능해진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의 특성상 전화나 문자 같은 스마트폰 알람을 시계로 보내주는 게 가장 큰 역할인데, 스토어에 앱이 내려가니 정상적인 블루투스 알림 전달이 불가능해진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뽐”만 내고 싶은 거면 그냥 차고 다니면 되지 뭐…..
(아! 페블 아시는구나!)

“찐 부활”

그렇게 상황이 급변하고도 한동안 잠잠하여
“그럼 그렇지...” 하며 잊고 지내던

2025년 11월 12일, 드디어 페블 워치를 위한 새로운 버전의 앱이 App Store, Play Store에 공개되었다.

출처
출처

세상에…
다 죽어가던 내 페블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되었고,
펌웨어도 업데이트되었고,
지금은 일상적인 스마트워치로 사용 가능해졌다.

더불어 페블 스마트워치의 신작들이 온라인상에 데모, 인플루언서 체험 등으로 공개되고 있다.
“진짜로” 부활한 것이다.

혹시나 이 글을 보시면서 아직 페블을 갖고 계신 한국 너드분들이시라면,
서랍 속에 굴러다니는 페블 워치를 꺼내서 충전기를 연결하고
스마트폰에 페블 앱을 깔아 보자!

Google Play

App Store

그래서 신 모델도 살 거니?

라는 질문을 한다면 아직까지도 좀 고민 중이다.

최초 출시 시점에는 이에 견줄 만한 스마트워치가 없었지만,
이제는 Apple의 watchOS나 안드로이드의 Wear OS 수준이 월등히 좋아졌고,
장점이던 장시간 배터리 역시 현실에서는 큰 변수가 아님을 깨달아 버렸다.

더불어 기존 1세대 제품들에서 보여졌던 물리적인 이슈들
(버튼의 내구성, 액정의 품질 등 물리적인 것들)은
당시에 결국 “해결 불가”라는 답을 내렸던 사례가 있어서
이번 제품을 펀딩까지 해 가며 다시 구입하기에는 불안감이 있다.

이러한 불안 때문인지 새로 회사를 설립하고 판매를 시작한 1세대의 주인
“에릭쨩 (Eric Migicovsky)”은
앱, 펌웨어나 부트로더, 심지어 하드웨어 도면까지
다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약속했고,
덕분에 이렇게 구형 모델들도 살아난 셈이니
조금은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보려 한다.

펀딩 말고 정상적 유통 (수리와 보증을 포함한) 이 가능한 시점이 되면
하나 더 구매해 볼지도?

결론

시대를 앞선 파이오니아로서 당당히 등장하고 반짝 대박을 쳤던 페블,
이후 공룡 기업과의 혈투 끝에 패배, 몰락하고…
팬덤의 힘으로 명맥을 유지하다 (Rebble),
돌연 지나가던 고인물이 선심 쓰듯 던져준 힐링 템을 끼얹은
(Google’s open source) 뒤 극적인 부활까지….

대충 이런 느낌
대충 이런 느낌

어찌 보면 영화 같은 스토리다.
물론 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역사에 남겠지만 말이다.

당장 내 기쁨은
창고에 굴러다니고 그냥 미래에 후손에게
“할배가 어릴 적에…”라고 할 만한 아이템이 될 뻔한
이 페블 워치가 실사용이 가능해졌다는 즐거움이며,

뒤늦은 마음에 장터에서 “페블 워치”를 검색하였지만
이제 누구도 판매 상품을 올리지 않아
슬퍼하는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되돌아온 페블이
부디 자리 잡아 시장의 미꾸라지 정도만 되어 주기를
전자파오타쿠의 한 사람으로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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